포로 수용소 방문기.

오래 간만에 주어진 황금같은 시간과 포근해진 날씨. 무조건 짐을 싸 들고 두시간여... 함안. 군북을 돌아 칠원. 칠북...
마땅한 갈곳을 못찿고 헤메기만 한다, 작년가을 4짜가 많이 나온 칠북 영동소류지는 동네 행님아들이 그물을 쳐 놓고 쪽배위에서 작대기질을 하느라 바쁘다. 맘 같아서는 확 사진 찍어서 고발할까 하다가 순순히 그물을 걷는걸 보고 발길을 돌려 마지막이라고 도착한 곳은 칠원 아파트 소류지 이곳도 살얼음이 가장자리에 얼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포근한 날씨 하나만 믿고 대를 펴 본다.

봉돌 깍아서 찌 맞춤 다시하고...
바늘 다 바꾸고 지롱이 튼실한 놈으로 한 바늘에 세마리씩 끼우고 우짜든간에 붕어 얼굴 보는게 오늘의 목표다.

하지만 미세한 건드림 이외에 입질이다 싶은 정도의 찌 올림이 없다. 그렇게 기다림의 시간은 새벽 세시경 살얼음이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보고 한숨 잔다는 것이 눈 떠보니 일곱시, 다시 낚시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살얼음이 소류지 전체를 완전히 덮어버렸다.

얼음에 포로가 된 채로 열시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다 붕어 얼굴도 못본 철수길...
벌써 다음 출조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