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그리고... 붕어

평소 바둑을 즐기다 보니, 바둑과 관련된 일들이 많이 생긴다. 여성 기우회에<br> 출강을 한 경우가 있었는데, 세월 참 좋아졌다. 바둑을 취미로 즐기려는 여자<br> 들이 많다. <br><br> 급하게 PC방에 들어갔다. 어린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니 생각했는데 의외로 내<br> 또래 정도의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하긴 노는 데 무슨 나이가 대수랴... PC방<br> 실내는 야간 어두웠지만, 자욱한 담배 연기는 한 눈에 금방 알 수 있었다. 어린<br> 아이들이 그런 곳에서 진종일 죽치고 있는 건 문제일 것 같았다.<br><br> 울산에 살고 있는 여자(아이디-들국화)가 인터넷을 통해서 바로 보자고 했다.<br> 바둑을 두다가 문제가 발생해서 그런다는 것이다. 시내에 있던 터라 가까운 곳<br> 에 PC방은 많다. 이것 역시 참 좋은 세상이다. 울산에 있는 사람에게 금방 화상 <br> 강의를 할 수 있는 세상이니...<br><br>  " 으...응~~! 그래.... 아니! 조금 있다 먹을거야... 으응~~~  "<br><br> 스믈을 갓 넘겼을 정도의 한 여자가 내 곁에 앉더니만 애교가 철철 넘치는<br> 코소리로 혼자 중얼거린다. 난 독수리 180타 정도의 타자 실력. 그럭저럭 강의<br> 는 할 수 있지만, 자꾸 옆 대화 소리에 솔깃해진다. 남자가 여자들 코소리에<br> 민감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던가! 쩝...<br><br> 하지만 곁에서 힐끗거리는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그 여자 아이는 온갖<br> 애교를 참으로 대견스러울 정도로 부렸다. 그 여자의 상대가 누군지는 모르<br> 지만, 모르긴 모르되 아마 간 쓸개 어쩌면 콩팥까지 다 녹았을 것이다.<br><br> 그리고 얼마 후. 그 여자는 컵라면을 가져와 아주 개걸스럽게 먹는다. 체면이<br> 고 부끄러움이고도 없다. 배만 채우면 된다고 생각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br> 요란스런 소릴 내면서 먹어치운다. 그것도 단숨에...<br><br> 그렇게 컵라면 하나를 두꺼비 파리 삼키듯 하더니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br> 금 더 애교가 철철 넘치도록 온갖 높이의 코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배 속에<br> 에너지가 충전되자 이제 고도의 애교술도 구사가 되는 모양이다.<br><br> 제법 곱상하고 갸름한 얼굴. 하지만 머리가 좀 어수선하다. 하긴 그런 헤어 스<br> 타일도 있다곤 하던데... 그런데 이젠 신발까지 벗어 놓고 양반 자세로 의자 위<br> 에 앉아서 가진 교태를 다 부린다. 그녀의 상대는 아마 초주검이 되어서 겨우 <br> 숨만 헐떡거리고 있지나 않을 지...<br><br> 연애하던 시절. 난 여자들은 밥도 안 먹고 화장실에도 안 가는 줄 알았다.<br> 하지만 양푼 그릇에 밥을 비벼서 볼이 불룩거릴 정도로 먹어치우는 모습에<br> 내 착각의 꿈은 깨졌었다.<br><br> 어엿쁜 붕어들을 위한  온갖 떡밥들이 시중에 줄비하다. 예쁘게 포장된 것<br> 도 그렇고 또 누가 연구를 했는 진 모르지만, 붕어들이 좋아할 것 같으면<br> 별의별 첨가물을 다 섞어서 사람도 입맛이 당길 정도로 달콤하게 만들어<br> 놓았다. 그래서 이제 제법 한다는 낚시꾼치고서 떡밥 종류를 너덧 가지 안 <br> 가지고 다니는 사람은 없게 되었다.  <br><br> 하지만 붕어들은 어쩌면 소똥 속에 살고 있는 지렁이나 해를 두고 곰삭은<br> 된장을 더 좋아할지 모른다. 마치 곱상한 여자가 우아한 식성이 아니듯이<br> ... <br><br> 붕어도 그저 한 종류의 물고기에 지나지 않을 것 같은데, 너무 까다롭고<br> 우아하게 생각하는 건 우리 자신이 아닐 지 모르겠다. 그래서 자연과 친화 <br> 될 수 없는 재료들로 자꾸 채워진다면 낚시터 여건도 멀잖아 그  문제로 <br> 심각해질 것이다. <br><br> 감사합니다. <br><br>    <br><br>    <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