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 조황 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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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던 낚시 훈련병 시절

붕어꾼 3 2,547
릴낚시를 해야 만이 진정한 낚시 베테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시절이<br>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웃기는 일 같지만, 당시에 나는 낚시 베테랑<br> 되는 게 내 인생의 목표쯤으로 여겼던지 무척이나 그것에 매달렸었다.<br><br> 그러니까 그게... 80년대 중반의 일인데, 당시 난 서울에 있는 친구들의 집요(?)<br> 한 권유로 경기도에 있는 어느 저수지로 낚시를 갔었다. 부천 역곡역 맞은편<br> 으로 올라가 신앙촌 넘어 어느 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저수지인데, 그 이름은<br> 모른다. <br><br> 저수지 입구에 있는 관리소에는 인기 개그맨들 사진이 여러 장 붙어 있었는데,<br> 유명 연예인들이 그곳에 종종 찾아온다고 누군가 귀띔해 주었다. 그리고 보니 <br> 그쪽에서는 제법 이름 있는 저수진 모양이었다.<br><br> 5월 산란기 철 달창지도 그보다는 더 붐비지 않을 것이다. 무슨 낚시꾼들이 그렇<br> 게 많던지, 적당하게 빈곳을 찾는다고 한참이나 헤맸었다. 조금 유명하다 싶으면 <br> 그렇게 사람들이 몰리는 건 어디서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br><br>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그곳에 모인 낚시꾼들은 모두가 하나 같이 릴낚시를 하고 <br> 있다는 것이다. 민장대 낚시꾼은 눈 씻고 찾아 볼 수 없고, 저수지 주변을 릴 낚싯<br> 대로 빼곡하게 채워놓고 있는 릴꾼들만 버려진 고등어에 파리 떼 몰려있듯 그곳<br> 에 모여 있었다. 친구 놈들 역시 민장대는 하나도 없고 이름도 알 수 없는 릴 낚싯<br> 대만 주섬주섬 끄집어 내놓고 서둘러 낚시 준비랍시고 했다.<br><br> 그곳에서 낚시 베테랑이라 하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릴대를 하나라도 더 많이 펴<br> 고 있어야 하고, 또한 한 뼘이라도 더 멀리 일정한 곳에 정확히 던져야만 한다는 <br> 것도 금방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윗옷을 벗어놓고 야구공 만한 떡밥을 조금<br> 이라도 더 멀리 던지기 위해서 가진 애를 다 써는 사람들이 많았다. 에효~~! 낚시 <br> 베테랑이 뭔지...쩝!<br><br> 그런데 참으로 웃기는 건 그렇게 혼신의 힘으로 릴대를 다 펴놓기만 하면, 언제 그<br> 런 애를 썼느냐 하는 듯 이내 텐트 그늘에 들어가서 빙 둘러앉아 요란스럽게 고스<br> 톱을 친다는 것이다. 마치 낚시 온 사람이 아니라 먹고 마시고 놀기 위해서 온 사<br> 람들 같이...<br><br> 방울이 울리거나 팽팽하게 당겨진 줄이 축 처져서 고기가 걸린 듯 하더라도 그들<br> 은 서두는 법이 없다. 그저 대수롭지 않게 물가로 가서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br> 이 릴을 감아들인다. 그리고 우리 같으면 심장이 벌렁거릴 정도의 큰 붕어를 휴지<br> 통에 쓰레기 밀어 넣듯 살림망에 넣고선 태연하게 다시금 고스톱 자리로 간다.<br>  아~! 그 유유자적한 여유. 저게 진짜 낚시 베테랑이구나 싶었다. 그래서 당시 난 <br> 그들의 그런 괴이한 모습을 보고서 한 순간에 매료 되고 말았으니.... 사람팔자 참 <br> 알 수 없다. <br><br> 그래서 난 부산에 돌아오자마자 곧장 릴대를 여러 대 구했다. 본격적으로 릴낚시<br> 를 시작해 볼 작정이었다. 율리못. 울산 근처 율리못으로 부랴부랴 바라바리 싸들<br> 고 냅다 달려갔었다. 그때의 부픈 희망(이제 나도 낚시 베테랑이 될 수 있는 것) <br> 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뽕주사 맞고 야한 잡지를 보면 그런 느낌이 든<br> 다고 하던데...??!!<br><br> 차분하게 한쪽에 민장대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괜히 어설프게 보인다. 오죽 낚시<br> 를 못했으면 저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바야흐로 기분만큼은 누구에게도 뒤떨어<br> 지지 않을 만큼 이미 낚시 베테랑이 된 듯 싶었던 것이다.<br><br> 그런데 야구공 만한 떡밥을 달고서 그렇게 멀리 정확하게 던지는 게 생각한 것 같<br> 이 잘 안 되었다. 눈짐작으로 대충 어디쯤 던져야 하겠다고 맘먹고 냅다 릴대를 휘<br> 두르면 엉뚱한 곳, 이를테면 3시 방향이라던 지 아니면 &#039;딱&#039; 소리와 함께 줄이 끊겨<br> 서 떡밥만 날아가는 일이  많았다. 낚시 베테랑 그거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는 생<br> 각. 그때 가졌다. <br><br> 당시 율리못에는 나 같은 릴낚시 훈련병들이 엄청 많았다. 그래서 오죽했으면 뭇 <br> 낚시꾼들이 부울 훈련소. 즉, 부산 울산 낚시 훈련소라고 율리못을 했을까! 그러기<br> 에 어디서 날아온 지도 모를 떡밥들이 각도 없이 날아와 발 밑에 떨어지는 건 흔하<br> 데 흔한 일이고, 떡밥은 온데 간데도 없는 섬뜩한 맨 바늘 6개가 콧구멍 밑으로 번<br> 쩍거리며 지나가는 것 또한 비일비재했었다. 하지만 교육 환경이 아무리 그렇다<br> 손 치더라도 릴낚시 연구와 실습은 멈추지 안 했다.<br><br> 잘 안 되면 A4 용지에 자세까지 그려가며 줄잡은 손가락을 어느 시점에서 놓아야<br> 만 더 멀리 갈 수 있는가 하는 수학적 역학적, 그리고 신체학적인 영역까지 넘나들<br> 면서 연구에 연구를 몰두했으니, 내가 당시 얼마나 낚시 베테랑에 매달렸을 지 가<br> 히 짐작되고 남음이 있을 것이다.<br><br>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그런 피나는 노력 덕택으로 오래가지 안 해서 나도 제<br> 법 여유를 부리며 릴낚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텐트 속에 들어가 고스톱을 <br> 친 게 아니고 음악을 들었다는 게 다를 뿐, 서울의 베테랑 꾼들 과 별반 차이도 없<br> 게 되었다.<br><br> 초동지. 하지만 초동지 베테랑을 보고선 서울의 릴낚시 베테랑은 젓도 안 뗀 애송<br> 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하늘 위에 또 하늘이 있다고 하더니만, 과연 낚시의 최<br> 절정 베테랑의 끝은 어딘지, 두려움 마저 느끼게 되었다.<br><br> 가정용 LPG가스를 움막(텐트가 아님)에 설치해 두고 싱크대에 움막을 지키는 개까<br> 지 키우는 것도 모자라 주위에 텃밭을 일구고 집배원까지 들락거릴 정도로 낚시<br> 만 하고 있는 초동지 릴낚시 베테랑들... 당시 나도 어젠가는 그들 사이에서 그렇<br> 게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목표를 새롭게 높였다고나 할까...<br><br> " 김 선생... 고문님들 모시고 낚시를 한번 갔으면 하는 데... ? "<br><br> 그러던 어느 날. 현대낚시점 이 사장이 자신이 급해서 그런 다며 자기 대신에 낚시<br> 를 좀 가달라는 것이다. 고문님들에게서도 배울 게 많다고 하면서 무안의 G저수지<br> 를 추천해 주었다. 당시 난 낚시회 소속이 아닌지라 별로 내키진 안 했지만, 연세 <br> 높은 고문들에게서도 배울 게 있다는 이 사장 말에 혹시나 하고 낚시를 간 적이 있<br> 었다. 낚시회 고문이라면 뭐가 달라도 다를 게 아닌가 싶었다. 물론 그들을 주변에<br> 서 낚시 베테랑이라 하는 것 자주 들었다.<br><br> 같은 베테랑끼리 낚시를 가는 것이니 만큼 절대 질 순 없는 일. 그래서 난 있는 릴<br> 은 다 싸들고 갔다. 그 동안 닦은 내 실력을 맘껏 발휘해서 나도 어느 정도는 베테<br> 랑 소릴 듣고 싶었던 것이다.<br><br> " 김 선생... 그렇게 잡는 재미는 어떠하오? "<br><br> 고문님들은 한 대 아니면 많아야 두 대. 그것도 아주 짧은(2칸 반이 최고 김) 민장<br> 대를 드리워 놓고 연방 고기를 걸어 올리는 나에게 무표정한 얼굴로 물어왔다. 난 <br> 내심 그들이 고기를 잡지 못해서, 쉴 틈 없이 걸어 올리는 내가 몹시 부러워 그러<br> 는 줄로 생각했다. <br><br> " 아~! 예... 해보시면 압니다. "<br><br> 배울 게 있다는 이 사장 말이 웃겼다. 오히려 내가 가르쳐야 할 판으로 보였다. 저<br> 런 낚시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도대체 배울 게 뭐가 있을지... 당시 난 그랬다.<br><br> " 김 선생... 그저 물가에 앉아서 한가롭게 낚싯대만 드리워 놓고 굽이쳐 흘러간 지<br> 난날의 건더기를 낚을 수 만 있다면 굳이 고기를 안 잡아도 즐겁지 안겠소? "<br><br> 점심 시간. 고문님들은 그저 그렇게만 말씀 하셨다. 하지만 우둔하기 짝이 없는 당<br> 시 난 그들이 고기를 못 잡아 변명하는 것으로만 생각했으니...<br><br> 아~~! 이미 모두 작고하신 그 분들에게 어찌 이 부끄러운 마음을 속죄 할 수 있을<br> 지...<br><br> 남관셈...<br><br> 감사합니다.<br> <br><br>  <br><br>  <br><br>  <br><br>  <br><br> <br>  <b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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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히말붕어
붕어꾼님  좋은글 감사합니다.<br>릴낚시하시는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다고하던데....<br>전 릴낚시를 안해봐서  모르겠습니다.<br><br>그러니깐  중학교때  릴 대신에  방울낚시로    남강에서  겨울에  팔뚝만한  눈치잡던 생각만...<br><br>고맙습니다.....좋은글~~
맹물고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br>그분들이 낚시 하시던 모습을 잠시 상상 속에 그려봅니다. <br><br>울 회원 중에서 붕어꾼님과 아주 비슷한 과정을 격었던 한 분이 생각납니다. <br>&#039;붕어격파&#039; 라는 회원인데... 가끔 지난날을 반성하곤 하더군요^^<br><br>좋은 글 자주 부탁드립니다. 꾸벅^^;
민물찌
언제나좋은글 감사합니다.<br>늘 안출하시고 물가에서 한번 뵙도록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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