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 조황 속보

​"노지조황속보"에는 노지에서의 화보(5매이상)과 장소 기법 조과등을 올리시면 "포인트 1000점"이 댓글은 "포인트 200점"이 충전 됩니다.

 단. "노지조황속보"에 적합치 않은 글과 비방과 조롱의 댓글은 경고 없이 강제 삭제와 포인트가 삭감 되는 불이익을 받으실수 있습니다. 

 

아! 내가 놓친 선암지의 대물(?)-3-

붕어꾼 4 2,710
<br> 장마철 우중충한 날씨는 어둠을 일찍 몰고 온다. 그때 그곳에서 낚시를<br> 즐긴 사람은 우리말고도 서너 명 더 있었는데 날이 저물자 그들은 모두<br> 돌아가 버렸다. 결국 그 산 속 깊숙한 저수지에 우리들만 댕그라이 남게<br> 되었다. <br><br> 가볍게 낚시를 하고 올 생각에 야영 준비가 되어 있을 리 만무하다. 아무리<br> 후텁지근한 장마철이라지만, 그런 곳에서의 밤 날씨는 제법 싸늘했다. 얇은<br> 외출복만 걸치고 온 터라 온몸으로 느끼는 한기가 만만치 않았다. 난데없는<br> 대물 욕심에 엉뚱한 사람에게 생고생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br><br> 노루들의 울음소리. 이제는 그게 노루라는 걸 알지만, 당시엔 그걸 몰랐었<br> 다. 짙은 안개비로 음산한 저수지에서 들리는 그 찢어지는 듯한 노루의 울음<br> 소리... 남자인 나에게도 섬뜩한데 당시 밤낚시를 처음 해 본 집사람에게는 <br> 그야말로 자지러질 듯 두려웠을 것이다. 곁에서 이빨 부딪치는 소리를 참아<br> 가며 결사적으로 그 두려움을 견뎌보려 하지만, 집사람이 겪는 고통은 이만 <br> 저만이 아녔을 것이다. <br><br> 여름밤은 짧다. 해변 가에서 친구들과 잠시 술을 마시다 보면 이내 밝아지<br> 는 게 여름날의 밤이었다. 하지만 그 날의 그 여름날 밤은 내 생애에 있어서 <br> 가장 길고 힘든 밤으로 남아 있다. 언제 내릴지 모르는 폭우도 겁나는 일이<br> 었지만, 그 시시각각으로 조여드는 음산한 공포 분위기는 이 세상이 다 끝나<br> 도 결코 아침은 올 것 같은 느낌이 안 들었다. 그렇다고 남자인 나까지 두려<br> 워하는 척 할 수는 없는 일. 밤낚시라는 게 으레 이런 것이노라 하면서 애써 <br> 태연한 척은 했지만, 사실 난 그때 집사람이 곁에 없었다면 그 자리에서 단<br> 박에 기절했을지도 모른다. <br><br> 그 날 밤에 걸어 올린 건 혼인색으로 잔뜩 치장한 애매한 피라미들 뿐. 어른 <br> 팔뚝만한 장어니 6척(尺)에 가까운 잉어니 하는 대물은 입질은커녕 그것들<br> 의 물소리조차 듣지도 못했다. 한 마디로 괜한 욕심에 엉뚱한 고생을 한 밤<br> 이었던 것이다.<br><br> 그 밤이 지난 지 벌써 20년. 결혼하기 전까지 집사람은 낚시를 그렇게 열렬<br> 하게 좋아 하지는 안 했지만,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안 했었는데, 그 일이 있<br> 은 후부터는 낚시. 그것도 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아주 특이하고 불쌍하<br> 게 생각한다. 또한 내가 낚시 장비를 새롭게 바꿀 때마다 왜 그런 것에 헛된 <br> 돈을 허비하느냐며 두고두고 문책을 받게 되었다. 사실 그 일이 있은 뒤로는<br> 집사람으로부터 낚시가 자연과 교감하는 건전한 취미라는 말은 한 번도 들<br> 어 본 적이 없다. 그 날 밤 그 저수지에서 내가 놓친 대물은 어쩌면 낚시라<br> 는 취미에 집사람 마음을 끌어들이지 못한 것이 아닐지... <br><br> <br> 이제는 훌쩍 커버린 高1의 아들 녀석과 中2의 딸 그리고 갈수록 점점 무서워<br> 지는 호랭이 같은 집사람. 그들이 있는 내 집이야말로 내게 있어서는 이 세<br> 상 그 무엇보다도 더 큰 대물이거늘, 대체 무슨 대물을 잡겠다고 엉뚱한 물<br> 가에서 서성거렸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br><br> <br>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물가에 나설 시간도 점점 줄어들었다. 이런 시<br> 기에 참다운 낚시꾼이라면 곰삭은 수초 사이에서 단잠에 빠져있는 붕어를<br> 찾아 나서는 게 아니라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가족들을 둘러봐야 하는 게 <br> 아닐지 모르겠다. 가족에 대한 정성, 그것도 우리 낚시꾼들이 쏟아야 할 정<br> 성은 늘 부족했기 때문이다.<br><br>  또 무섭게 변해버린 집사람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라도 연말에는 가족과 <br> 함께 즐길 수 있는 길을  찾아봐야 갰다. 내년에도 낚시를 즐기려면 미리서 <br> 이곳 저곳을 틈틈이 다독거려 놓아야 한다. <br><br> 감사합니다.<br><br> <br><br>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이주현
ㄳㄳ
태공
붕어꾼님  실제 저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한것같아  증말로 실감나게 봤읍니다..<br>행복한 연말 연시가 되시길,,,,
rainman
붕어꾼님, 정말 오랜만에 재미있고 멋진 단편 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하시는 일이 혹시 그 방면 아니신지요. 항상 건강하시고 가끔씩 재미있는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착한붕어
가정을 돌봐야 한다는  대목에서 많은것을 배움니다<br>늘 건강 하시고  웃음이 가득한 가정이 되시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73 합천호 12월 첫날은? 댓글1 합천호 12-02 11:49 1230
열람중 아! 내가 놓친 선암지의 대물(?)-3- 댓글4 붕어꾼 12-01 10:06 2711
471 합천호 11월30일 토요 밤낚시 댓글1 합천호 11-30 10:38 1413
470 합천호 11월 29일 初冬의 밤 낚시 댓글1 합천호 11-29 10:26 1201
469 *진주 사봉수로* 댓글2 참붕어 11-28 14:31 2469
468 합천호 11월 27일 어제밤 낚시 댓글1 합천호 11-27 10:30 1346
467 영산 유리지 번개지 일대 댓글1 민물찌 11-27 09:04 1888
466 아! 내가 놓친 선암지의 대물(?) -2- 댓글1 붕어꾼 11-26 19:32 1699
465 이쁜붕어와의 미팅은 언제나 고난에 연속 댓글5 머털 11-25 22:43 2010
464 아! 내가 놓친 선암지의 대물(?) 댓글5 붕어꾼 11-25 09:50 2767
463 주말 노지 빈작....... 댓글1 민물찌 11-24 19:51 1408
462 장유 마찰수로 조황 사철붕애 11-24 17:54 2207
461 합천호 23일 (일요) 밤낚시 댓글1 합천호 11-24 12:16 1302
460 합천호....... 댓글1 합천호 11-24 10:45 1212
459 합천호11/23 21일밤과 어제밤낚시 그리고 尺!! 댓글1 거창합천호낚시 11-23 11:47 1224
458 합천호 11월21일 어제 밤낚시 속보(尺)!! 댓글1 거창합천호낚시 11-21 10:25 1373
457 김해 시산수로 요즘시즌은 민물찌 11-21 10:14 1846
456 창녕 환곡수로 조황 민물찌 11-20 15:19 2384
455 합천호 18일과 어제와 오늘 Total 조황............. 댓글1 거창합천호낚시 11-20 13:47 1156
454 월척은 월척인데"그냥" 댓글3 빅마마 11-19 12:48 1727
453 밀양 봉황지 조황 댓글5 손광희 11-19 08:46 1951
452 합천호 11월 18일 추위와 겨울과는 무관..? 댓글1 거창합천호낚시 11-18 12:17 1209
451 갓골늪에 가면 모든게 다 있다 댓글7 민물찌 11-17 22:46 1860
450 미성년과의 원조교제(?)를 하고서... 댓글4 붕어꾼 11-17 16:14 2838
449 it&#039;s my life 댓글2 히말붕어 11-16 19:30 1625
448 주촌지 3탄 댓글5 희망 11-16 17:29 1620
447 합천호는 납회 없는곳..11월 16일 댓글1 거창합천호낚시 11-16 11:14 1205
446 오래간만의 손맛 댓글1 가물치 11-15 20:37 1318
445 합천호 11월 15일은? 댓글1 거창합천호낚시 11-15 16:37 1137
444 37cm붕어를 잡고서...(2) 댓글12 붕어꾼 11-14 11:22 3054
443 37cm붕어를 잡고서...(2) 김태현 08-31 00:08 1227
442 37cm 붕어를 잡고서... 댓글2 붕어꾼 11-13 11:44 2052
441 합천호 11월 13일? 댓글1 거창합천호낚시 11-13 10:46 1253
440 합천호 11월 12일 어제밤과 오늘 아침낚시 속보!! 댓글1 거창합천호낚시 11-12 13:08 1414
439 합천호 11월 11일도 척? 댓글1 거창합천호낚시 11-11 16:51 1250
438 합천호 11월 9일겁니다 댓글1 거창합천호낚시 11-11 16:50 1191
출석체크하기!
(출석체크하고 매일 포인트를!!)
카테고리
010-8098-1696
월-금 : 9:00 ~ 18:00
점심시간 : 12:00 ~ 13:00
토/일/공휴일은 휴무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