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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과의 원조교제(?)를 하고서...
붕어꾼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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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4
2003-11-17 16:14
<br> 마치 늦가을 같은 날씨. 겨울이라 하기에는 너무도 기온이 높다.<br> 물 속은 물론 얼음장같긴 하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낚싯대를 거<br> 둬드릴 시기가 아닌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br><br> " 어디 낚시를 무척 좋아하시는 모양입니다...! "<br><br> 토요일 오후. 모처럼 탄 택시 기사가 낚시복 차림인 날 보더니만<br> 먼저 말을 걸어왔다. <br><br> " 아~~! 예... 낚시가 본업이고 하는 사업이 부업이올시다. "<br><br> " 저기... 혹시 붕어 낚시도 좋아하시는 줄은 내 모르겠는데, 진짜<br> 좋은 낚시터 하나를 제가 알고 있거든요. "<br><br> 이런 말을 들을 때 조심해야 한다. 본시 낚시꾼만큼 귀가 엷은 사람<br> 도 드물지 안다고 하질 안던가! 그래서 난 별로 기대하지 않는 척 대<br> 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br><br> " 제 말을 못 믿는 눈친데... 진짜 좋은 낚시터인걸요!! "<br><br> " 그런교! 내사 내 눈으로 직접 봐야 믿는지라... "<br><br> 한사코 나는 떫트르한 표정을 지었다. 낚시꾼이 고기 뿐 아니라 사람의<br> 마음을 낚는데 본시 도가 턴 사람들이 아니던가! 그러기에 낚시꾼들이 택시 <br> 기사 머릿속에 든 정보 하나 빼내는 건 어린 아이에게서 과자 하나 뺐어 먹<br> 는 거 같이 쉬울지 모른다. <br><br> " 기장에서 일광 쪽으로 가다보면... "<br><br> 무섭게 인상을 쓰며 위협한 것도 아닌데 택시 기사는 제 혼자 더 못 참겠다<br> 는 듯 줄줄줄 상세하게 그 낚시터의 위치를 소상히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br> 까 그의 말에 의하면 규모가 아주 작지만 1급수의 수질에 붕어의 개체수가 <br>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것 등, 난 비롯 딴전을 피우며 듣는 둥 만 둥 하<br> 는 자세는 취했지만, 머릿속으로는 몇 번이고 되새겨 가며 바쁘게 그의 말<br> 을 열심히 입력해 두었다. <br><br> 참으로 귀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불과 일주일 전에 그는 그곳에서 80여 마<br> 리의 붕어를 잡았다고 했으니, 필시 지금쯤에도 활발한 입질이 이어질 것이<br> 다. 요즘 날씨가 그렇지 않은가! 별로 춥지 않다. 겨울이라지만 늦가을 날씨<br> 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br><br> 거스름돈도 받지 않고 난 바쁘게 택시에서 내렸다. 생긴 모습은 그다지 친근<br> 하게 보이진 안 했지만, 왠지 그가 자꾸 기특하게 보였다. 간밤에 별로 신통<br> 한 꿈도 꾼 기억이 없는데 그런 좋은 정보를 길거리에서 우연히 얻다니... 이<br> 제부터 양복보다는 늘 내피나 낚시복 차림으로 다니는 게 어떨지 싶은 생<br> 각도 들었다. <br><br> " 그 저수지요... 내 잘 알지요. 말로 듣고는 찾을 수 없고, 내캉 이번 주말에 <br> 함 가입시더... 그라고 그 저수지말고 그쪽에는 그 보다 더 좋은 못이 몇 개 <br> 더 있그만요. "<br><br> 힘이 빠진다. 아니! 맥이 풀린다고 해야 할지 모른다. 난 정말 귀하고, 그래<br> 도 남들은 모르는 그런 멋진 1급 포인트를 하나 알았나 했는데, 후배 녀석<br> 은 이미 그 저수지를 잘 알고 있다질 안는가! 그리고 두어 번 그는 벌써 그곳<br> 에 갔었다고 했다. 혹시나 해서 난 그 택시 기사가 말한 걸 더 자세하게 설명<br> 해 가며 한번도 안 가본 상태에서 마치 내가 그곳을 잘 아는 사람 같이 얘기<br> 를 하면 할수록 후배는 그가 알고 있는 저수가 더 분명하다고 한다. <br><br> " 정말 그곳에는 붕어는 엄청 많아요. 단지 흠이라면 씨알이 좀 작다는 것인<br> 데... "<br><br> 어차피 잡아먹을 붕어가 아니다. 요즘 같은 마무리 시즌에 쉴 틈 없이 입질<br> 이 이어진다는 못이 있으니 겨우내 녹슬지 모르는 손맛을 위해 한번쯤 닦<br> 아 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린 소뿔도 단김에 빼라고 곧장 주말을 <br> 틈타 냅다 그곳으로 달려갔었다.<br><br> 마른 억새 잎이 무성한 산길을 넘어 과연 이런데 못이 있을지 긴가민가할 즘<br> 에 주머니에 넣고 다닐만한 그런 조그마한 못이 그 산 속에 진짜 숨어 있었<br> 다. 한 백 평 남짓한 크기. 하지만 그래도 계곡지었다. 검푸른 물결이 제법 <br> 야무진 구석이 있는 못으로 별로 나무랄 데 없어 보였는데... 아뿔싸!! 바스<br> 락거리며 못 주변을 걷고 있는데, 못 상류 언덕 위에서 수많은 개(狗)들이 일<br> 제히 소란스럽게 짖어 덴다. 그곳엔 아깝게도 개 사육장이 못 상류에 있었<br> 다. <br><br> 그곳엔 새우망이 던져져 있었는데 확인해 보니 토실토실한 새우가 몇 마리<br> 씩 들어가 있었다. 주변이 시끄럽고 그늘이 너무 짙게 드리워져 있어서 좀처<br> 럼 입질 받기 힘들 것 같았다. 맘 같아서는 장시간 그곳을 파보고 싶었지만, <br> 시기가 계곡지에서 어정거릴 때가 아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우린 그 택<br> 시 기사가 알려 준 못으로 갔다.<br><br> 부들. 네모난 못에 부들이 빼곡했으나 낚시꾼들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었<br> 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많이도 오갔던 모양이다. 1.7대 한 대를 폈다. 수심<br> 은 겨우 1m 내외. 바닥에 수초 곰삭은 게 많아 외바늘이 좋을 듯 싶었다.<br><br> 전철표 고춧잎 콩잎 어쩌다 명함 정도의 붕어들이 중층 내림 바닥 모든 낚시<br> 에 다 걸려 나온다. 기다린다거나 집어라는 말도 필요가 없다. 그저 바늘에 <br> 떡밥을 아주 작게 달아서 던져만 주면 그냥 올리고 내리고 낚시꾼들이 요구<br> 하는 데로 다 해준다. <br><br> 그 어린 붕어들, 하지만 성깔은 만만치 않은 듯 손맛이 아주 그만이다. 채비<br> 만 드리우면 주저하는 법도 없이 어디서든 그냥 탈탈거리는 힘찬 몸부림을 <br> 만끽 할 수 있다. 마치 어린 붕어들의 유치원 같았다. 분명히 제법 큰 붕어<br> 가 있을 법 한데, 그 못에서 걸려드는 건 모두가 그런 정도의 크기. 난 그 날 <br> 거기서 맘껏 원조교제(?)를 맛보고 왔다. <br><br> 손맛에 굶주려 잔손맛이라도 맘껏 맛보고 싶으시면 말씀들 하세요! 내 원조<br> 교제를 주선하는 뚜마맘은 아니오나 상세하게 그 못의 위치를 알려 드리겠<br> 습니다. 앙칼진 어린 붕어들이 겁없이 품안으로 돌진해 오는 그런 즐거움이<br> 그곳에 있더이다. ^^* <br><br> 감사합니다.<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