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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의 즐거움을 알면...
붕어꾼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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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02 09:22
" 큰아빠! 저 오늘 백 점 맞았어요. "<br><br>제 여동생이 자전거 뒤에서 내리기 가 무섭게 민우는 받아 쓰기 시험<br>결과를 자랑을 한다.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인 그가 1학년인 제 여동생<br>을 줄곧 자전거 뒤에 태워서 학교에 다니는데, 몸집이 엇비슷해 애가<br>애를 태우고 다니는 거 같다.<br><br>" 사무엘은 몇 점 받았니? "<br><br>" 사무엘도 백 점 받았어요. "<br><br>목사가 지어 주었다는 사무엘이라는 이름의 아이는 그의 단짝 친구<br>이자 반에 16명의 학생 중 겨우 3명의 남학생 간운데 한 명이다.<br><br>" 그럼 다 백 점인가 보구나! "<br><br>사무엘이 백 점을 받았다면 알만한 시험 같았다. 이들 둘이 사실 그<br>의 반에서 제일 문제아들(?)이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반 <br>아이들 중에서 두 명만 빼곤 다 백점이란다. <br><br>" 백 점 받으면 낚시를 간다고 했죠! "<br><br>녀석은 용케도 잘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전번에 내가 그와 약속한 <br>걸 잊지도 않고 대뜸 상기 시킨다.<br><br>" 오늘 밤에는 비가 내린다고 했으니 날씨가 좋은 날에 가기로 하자. "<br><br>녀석의 백 점이 문제가 아니라 한 동안 낚시를 못가서 날을 잡아 물가<br>로 가긴가야 할 날들였다. 하지만 이때가 되면 한다하는 저수지들이 <br>논에 물을 대는 관계로 물을 빼는 시기라 무엇 보다도 저수지들의 정<br>보가 중요한 때이다.<br><br>" 수학도 백 점을 받았어요. "<br><br>그리고 또 며칠이 지나서 민우는 다시금 백 점을 받아왔다. 하긴 수학<br>에는 이상하리 만큼 강한 그가 백 점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는 <br>아주 의미심장한 눈으로 마치 뭘 강요하듯 압박을 내게 가한다.<br><br>" 아~! 알았느니라...글고 수학 백 점은 낚시와는 관계가 없다고 했느니<br>라. "<br><br>" 저도 알아요. 다 백 점을 맞았다는 거죠. 뭐~~~ "<br><br>녀석도 어지간히 손맛이 그리운 모양이다. 틈만 나면 자꾸 받아 쓰기 <br>백 점을 상기 시키며 은연중에 낚시터로 날 내몰려한다. 물론 나야 낚<br>시터에 내몰리는 게 아니라 그곳에서 아예 살아라 해도 싫지는 않지만...<br><br>" 이번에는 밤낚시를 두어시간 할 작정이니 기대해봐. "<br><br>" 예~!!?? 밤낚시요.... ? "<br><br>밤낚시라는 말에 눈이 휘둥그러진 녀석은 연방 눈알을 이리저리 분주<br>하게 굴려가며 뭘 셈하는 듯 했는데, 아무리 해봐도 밑지는 게 없었던<br>지 아주 즐거운 표정이다. <br><br>열심히 내 곁에서 숙제를 하면서도 밤에는 찌를 어찌 보는 가 붕어들<br>은 잠을 안 자는 것인가 하는 것 등등으로 그야말로 손 따로 머리 따<br>로이다.<br><br>" 잠바와 바지를 입고 나오느라. 지금 낚시를 가려한다. "<br><br>그리고 며칠 뒤. 오후 6시라지만 아직은 훤한 시각에 우리는 낚시를 떠<br>났다. 밤낚시는 가급적 날이 밝을때 포인트에 자리를 잡아 주변 상황을 <br>미리서 파악해 두어야 한다는 거며 찌 부력도 밤낚시에 맞춰서 따로이 <br>가감을 해야 한다는 거 등 어린 아이가 알기에는 조금 복잡한 낚시 이론<br>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녀석은 그런 것들을 전혀 어렵다거나 번거롭게 <br>생각치 않고 잘 숙지(?)하는 듯 보였다. <br><br>집을 나서서 겨우 5분. 그렇게 빠르게 차를 몰지 않더라 하더라도 그 시<br>각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저수지로 우리는 갔다. 그외 저수지들도 <br>근처에 많기는 하지만, 낚시 여건이 않되고, 그렇다고 한두시간 할 낚시<br>를 멀리 갈 수 없는 처지라 그 동안 그래도 심심찮게 고기가 잡혔던 그 <br>저수지로 갔다.<br><br>며칠 전에 내렸던 비로 물도 가득 찼을 것이고, 날씨도 알맞게 따뜻해져 <br>낚시 여건으로는 뭐 하나 부족한게 없는 날이였다. 이런 날씨라면 기대<br>해도 좋다는 나의 예언에 민우는 곁에서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희<br>뭇한 미소를 짓는다.<br><br>" 큰아빠! 저기 트랙터가... "<br><br>저수지 곁에서 괭음을 내며 그때까지 86마력 트랙터가 논을 갈아엎고 <br>있었다. 그걸 근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나에게 녀석도 뭘 감지했는 지 <br>무엇을 물으려다 그만둔다.<br><br>" 금방 멈출 것이다. 우선에 낚시대를 펴서 준비를 해 두자! "<br><br>그다지 큰 저수지라 아니라서 트랙터 반대쪽에 자리를 잡았지만, 엄청<br>난 소음에 낚시가 될 것 같지가 않했다. 하지만 따로이 갈 곳이 없으니 <br>별 수 없다. 자리를 잡고 낚시 준비는 다 했지만, 여전히 트랙터는 지칠<br>지 모르고 방방거린다.<br><br>" 이건 케이라이트라는 거야. 봐~ 이렇게 꺽었다가 흔들면... "<br><br>" 햐~~~!! 반딧불이 같아요. "<br><br>해도 지고 뉘엇뉘엇 어둠이 몰려와 케미라이트를 찌에 달아 주었더니 <br>녀석은 마냥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둥거린다. 트랙터의 괭음도 벅<br>찬데 이제는 어디에 있었던지 난데없는 경운기까지 길길이 날뛰며 마<br>치 어둠을 내몰기라도 하듯 시끄럽다.그런 상황에서 뭘 기대한다는 건 <br>무리다. 분명 붕어들도 귀를 막고 깊은 물속에서 불안하게 떨고 있을 <br>것이다.<br><br>밤 8시 쯤이 되어서야 그 농기계들은 으름짱을 길고 길게 끄으가며 멀<br>리 사라져버렸다. 그들의 쇳소리가 멈춰진 저수지는 이따금 경쾌하게 <br>질주하는 밤차들의 소리만 없었다면 쏟아지는 한아름 별을 안고서 그<br>져 고요하기만 했을 것이다. <br><br>" 음..벌써 시간이...가야 할 시간이로군아. "<br><br>그리고 30분 뒤. 붕어들이 겨우 눈알을 껌벅거리며 밖으로 나서야 할<br>지 좀 더 기다려야 할지로 주춤거리는 시기에 우리는 한 번의 입질도 <br>못 받고 철수를 해야했다. 물 가운데 비춰진 수 많은 별 가운데 우리들<br>의 케미라이트 별을 잠시 드리워 놓고 그져 지켜보는 즐거움만 가지고<br>서...<br><br>" 그래도 난 재미 있었다고 보는데 민우 네 생각은 어떠하니? "<br><br>계면쩍한 상황에 뭐라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없어서 나는 녀석의 눈치를 <br>살폈다.<br><br>" 큰아빠~! 엄청 재밌었어요. 비롯 붕어는 잡지 못했지만, 정말 신기<br>했고요.. 그런데 이렇게 재밌는 시간은 왜 금방 가는 지 모르겠어요. <br>학교에선 가지도 않던 시간이... "<br><br>손바닦에 두 개의 케미라이트를 올려놓고 신기하다는 듯 이리저리 <br>굴려가며 지켜보던 민우는 그져 즐거운 표정였다. 요즘 아이들 말이 <br>어른들 뺨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니만, 이게 그런 경운가 보다.<br><br>하기사 낚시라는 게 어디 고기를 잡는 즐거움만 있으랴! 깨끗한 물가<br>에 그져 앉아 있는 것으로도 마냥 즐거워 하는 우리들은 남들 눈에는 <br>성하게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게 즐거운 걸 어찌하랴!<br><br>감사합니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