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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의 낚시 기행 (奇行) 에피소드6 앗 대 빼앗겼다

나그네 3 3,305
나그네의 낚시 기행 (奇行) 에피소드6 앗 대 빼앗겼다

천지 저수지

백두산 천지에서 낚시를 한번 해보는 것이 소원이 아닌 낚시꾼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저 역시도 기회가 되어 진다면 천지에서 낚시대를 드리우며 낚시인생 최고의 추억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물속을 보면서 낚시를 하는? (관측한다는 표현이 더 옳을 것 같군요) 피싱캠의 김무중 교수님께서 백두산 천지의 수중답사 방송을 기획중이고, 성사된다면 동행 취재를 제의 받은 상황이라 아무래도 이 소원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지지 싶습니다.
소원이 이뤄진다면 진짜 천지의 기행문을 나중에 쓰 드리고 오늘의 천지는 백두산의 천지가 아님을 미리 밝혀드립니다.

경북 의성군에 해발 800고지의 산 정상에 1,500여 평의 아담한 저수지가 꼭 꼭 숨어 있습니다.
임도 확장 공사로 인하여 수년전부터 짚차는 진입이 가능하지만 그 전에는 인근의 주민들 조차도 잊어버린 그런 저수지 입니다.
저수지가 붙어있는 비탈 쪽은 경사가 너무 세서 과수원도 하기 힘들고 산꼭대기에 위치한 개간 밭은 일손 부족으로 경작치 않는 관계로 저수지 물이 필요가 없어지고 그래서 주민들조차도 ‘아 거기에 저수지가 있었지’ 하는 정도였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산중 저수지 이지만 수리조합에서 관리하는 관계로 임도 개설 후 둑도 보수하고 또 치어도 방류하여 새 단장을 하고 낚시꾼의 방문을 가다렸으나 임시로 만든 임도가 빗물에 쓸려가 버리니 짚차도 무소나 훼미리 같은 장축은 진입할 엄두도 못내는 그런 곳입니다.

어찌어찌 이곳을 알게 되어 2002년 5월 첫 방문을 하고보니 바닥이 황토라 담수된 물 색깔조차 누런 황금색의 그야말로 꿈에 그리던 한적한, 나만의 낚시터로서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고 해발이 높아 기온이 낮은 관계로 산나물들이 보송보송 솟아있는 것이 낚시터에 따라와서 주변에 산나물 등이 없으면 3류 낚시터로 폄하해 버리는 아내에도 최고의 조건이 되는 낚시터라 ‘부디 남들에게 덜 알려지게 해 주십시오’ 라는 엉뚱한 기도를 하게 만들어버린 그런 곳이었는데, 저수지 둑을 보수 하면서 표지석을 묻어 버렸는지 어디를 봐도 저수지 이름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짚차도 올라오기 힘든 길을 승용차로 용기 있게 밀어붙이며 산 중턱까지 와서는 주차하고 낚시대를 이고, 지고는 동행하였다가 함께 밤낚시를 한 전동진 회원에게 “우리가 이 저수지 이름을 하나 지읍시다.” 그랬더니 옆에 있던 아내가 냅다 하는 말이 “백두산 꼭대기는 아니지만 산꼭대기에 있으니 천지라 합시다.” 라고해서 우리 조우회원과 달서구청 조우회원 사이에는 ‘천지’라 명명되는 저수지 이지요

이곳은 한여름에도 밤에는 난로를 피워야 할 정도로 서늘하고 주변에 고라니며 이름 모를 산새들이 밤의 정적을 깨는 나만의 별장 같은 곳이기에 폭우로 길이 끊어지지 않는 계절에는 자주 다니며 밤의 정취를 만끽하는 곳입니다.

2003년 3월 말경 신영수 님과 이곳으로 동행 출조를 하였습니다.
물론 이 저수지를 나 보다 더 좋아하는 아내도 동행 하였지요.

1,500여 평의 적지 않은 저수지에 단 두 곳에서 고즈늑하게 낚시대를 펴고는 밤을 낚았습니다만 조과는 별무신통이라 자정이 넘자 산짐승의 우짖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비록 1평도 못되는 작은 평수 이지만 100평짜리 부잣집 별장도 부럽지 않는 물가에 지은 나만의 별장에서 아내랑 단잠을 잤습니다.

여명에 잠을 깨고는 건너편에서 낚시대를 차린 신영수 님을 바라보니 미끼를 새로 단 낚시대를 부지런히 투척 하시더군요.

아내가 끓이는 모닝커피의 구수한 냄새를 맡으면서 새우를 새로 꿰어 낚시대의 미끼를 가는 중 채 모든 낚시대의 미끼를 다 갈기도 전에 한 대의 찌가 몹시도 까불어 됩니다.
가볍게 챔질을 하고보니 1자 가까운 잉어새끼가 한 마리 달려 나옵니다.
이 저수지는 물이 차가워서 계곡지의 물고기처럼 성장이 더딘지 큰 덩치의 붕어는 가끔씩 나오고 잉어와 향어의 치어를 방류해둔 탓에 가끔씩 철없는 잉어 때들이 연안으로 몰려나와 바늘에 달린 새우를 공격해대기 일수입니다.
게다가 자생 새우가 많아 이곳 물고기들의 주식이 되어주는 까닭에 떡밥에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 곳이지요.

이날도 여러 대의 낚시 줄이 엉킬 정도로 난리를 치르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낚시대를 한 대 한 대 걷어내고 있는데 건너편의 신영수님 께서 뭐라 한 말씀 하시길래 손에 들었던 낚시대를 잠시 놓는 순간 사정없이 낚시대가 물속으로 달려나갑니다.

손 쓸 새도 없이 호심으로 달려가던 낚시대가 7미터 전방에 있던 고사목에서 멈추더니 손잡이부분까지 자맥질을 하기 시작합니다.

아예 호심까지 낚시대가 가 버렸다면 포기라도 하겠지만 이건 눈앞에서 약을 올리고 있으니
이를 포기 하지도 못하겠고 물속으로 들어가지니 아직까지는 추워서 엄두가 쉬 나지 않습니다.
이 꼴을 보신 신영수 님께서 올해는 이른 날씨에 수영한번 해야 하겠다며 거드시는 데다 이 낚시대는 내가 아끼는 것이라, 어쩔 수 없이 이 녀석을 구해야겠다고 판단하고는 바지장화로는 해결할 깊이가 넘기에 팬티만 남기고 모두 벗고는, 물속으로 들어가려다 너무나 추워서 주변을 살피니 적당한 크기의 판재가 있어 배 대신 사용하려고 올라타려다 보니 거머리가 우글거리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놈이 뱀과 거머리라 뱃길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살을 애이는 차가움을 무릅쓰고 수영을 하여 고사목 자리까지 오니 좀 전까지 까닥 거리며 보이던 낚시대의 손잡이가 숨어버립니다.
사람의 접근에 놀란 잉어 녀석이 젖 먹던 힘을 다하여 고사목에 걸린 낚시대를 빼낸 것이지요.
고사목 가지를 잡고 낚시대가 솟아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거머리가 살 속을 파고듭니다.
한손으로는 가지를 잡고 한손으로는 살에 달라붙어 포식을 하고 있는 거머리를 때 내면서 낚시대가 나타나기만을 가다리려니 스스로가 한심하기도 하고 또 너무 추워서 포기하자고 마음먹는 순간,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낚시대의 손잡이가 호심으로 달려 나가기에 잽싸게 낚시대의 손잡이를 잡고 나를 이렇게 고생시키는 녀석의 얼굴이나 한번 봐야겠다며 대를 잡아당기니 묵직하게 달려 나오며 앙탈하던 녀석이 갑자기 돌아서면서 고사목 가지에 줄을 감아 버립니다.
추위와 거머리의 공격에 지친 저로서는 더 이상 어찌할 수 가 없어 발이 땅에 닫는 깊이까지 헤엄쳐 나와서는 낚시 줄을 잘라 버렸습니다.

이날 낚시대는 무사히 건졌지만 감기치료로 들어간 돈이 낚시대 값을 훨씬 넘어 섰지요 그래서인지 이 낚시대는 유달리 애정이 갑니다.

혹여 백두산 천지에 출조가 가능하다면 아마도 이 녀석과 동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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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구름
^-^
나그네
관심에 감사 드립니다.
착한붕어
ㅎㅎㅎㅎ
생각만 해도 웃음이납니다
백두산 천지....
약15년전에 등산에 미처있을때 다녀 왔습니다
유리같이 맑은 물을 보며 저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고
궁금했습니다  언제 가시면 낚시를 하시고
조행기 부탁 합니다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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