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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의 낚시 기행 (奇行) 에피소드8 그건 내고기 인데

나그네 3 2,979
나그네의 낚시 기행 (奇行) 에피소드8 그건 내고기 인데

‘조우회’

이거 참 좋은 단어입니다.
낚시를 좋아하는 조우들이 함께 모여 단체를 만들고는 매월 정기적으로 조황이 좋은 (좋을만한 곳이란 표현이 옳을 것 입니다.) 저수지 등으로 출조를 하며, 단체의 성격을 띠다보니 개인적인 출조 와는 달리 타인의 눈도 의식하여야 되고, 그러다보니 자의반 타의반으로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니며 저수지 주변 청소도 하게 되고, 어쨋건 개인적으로 다닐 때 보다는 대부분의 조우회가 낚시환경 쪽으로는 도움이 됩니다.

간혹 가다 단체로 뭉쳐 다니면서 술판 벌여 개판치고 자기 집의 쓰레기까지 저수지속으로 수장시키는 개망나니들로 뭉쳐진 단체도 있기는 합니다만, 인간세상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요지경속이니, 이런저런 망나니들도 단체 행동할 권리도 있겠지만. 어쨋건 조우회란 단체는 낚시를 목적으로 모인 것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죽이 맡는 사람들로 이루어지다보니 그 죽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그 조우회의 성격도 가지가지로 변하기 마련입니다.
죽자고 대물사냥만 하는 조우회가 있는가 하면 바다낚시만 고수하는 조우회도 있을 수 있고 혹여 떡밥 낚시만을 고집하는 단체도 있을 수 있겠지요.

21세기가 들어서면서 나 홀로 낚시에 지겨움을 느끼고 몸을 담았던 저의 조우회는, 대물낚시를 표방하면서 1년 100회 출조 에서 월척한번 못 잡아본 한을 풀려는 분도 계셨고 혼자 가서 라면 먹고 낚시하려니 몸이 부실해질까봐 총무 앞세워 뜨끈한 밥과 국물로 저녁 식사하는 재미에 합류 하신 분, 초년시절 낚시대 한두 번 휘둘러본 경력으로 낚시꾼이 모인자리에서 대물잡은 무용담이 나오니까 까짓 낚시란게 뭐가 어려워? 나도 대물잡아 니들 허풍을 확 까발려주마 하고 낚시꾼을 우습게 여기고 합류하신 생 초자 분 등등이 모여 단체란 것을 만들어 보았습니다만.
하여간 초기 결성 첫해가 가기 전에 이런저런 이유로 모였다가 자신의 죽과 맡지 않으니 새로운 죽 판을 찾아 절반이상 떠나고 나머지 분들로 겨우 자리 잡아 조금씩 모양새를 갖추어 가던 2003년 6월 정기 출조날의 하루를 글로 써 봅니다.

떡밥낚시는 하류 꾼이나 하는 것이요, 오로지 새우 대물낚시만이 고수가 하는 낚시다, 라는 대구지역 낚시꾼들의 똥고집(?) 영향 때문이겠지만 정기 출조날은 어김없이 야간 대물사냥을 하게 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낚시보다 한 달에 한두 번 만나는 조우들과의 자리가 더 좋아 술 한 잔하며 담소하는 것을 더 즐기다 보니, 본의 아니게 여러 조우들 낚시를 방해하기도 하였고, 경험상 여러 사람이 몰려다니는 야간낚시에서 재미 볼 확률이 낮기에 즐기는 술 한 잔에 시름을 씻어 버리고 물 내음에 취해 잠자리를 하면은 집에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숙면을 취하게 되어 낚시보다는 바깥 잠이 더 좋아 이 조후회에 남아있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날 낚시장소로 결정된 저수지에 도착하니 연 밭이 저수지 절반이상을 자리한 전형적인 대물 터인데다 저수지 자체가 넓고 꾼들도 많이 보이지 않아 오늘은 조용한 포인트를 골라 제대로 낚시한번 해 봐야겠다며 큰맘 먹고는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다리를 이끌고는 세 번에 걸쳐 모든 장비들을 작정한 포인트로 옮겨 낚시대를 펴기 시작했습니다.

연 줄기에 채비를 뜯기기를 수차례 반복하고서는 좁디좁은 포인트에 큰 욕심을 부려 거의 10도 간격으로 9대의 채비를 차리고 나니 늦게 저수지에 도착한 낚시꾼들의 아우성에 가까운 소음이 귓전을 때립니다.
‘내복에 무슨 낚시, 오늘도 잠이나 푹 자고 가야겠다.’ 며 장비 옮기느라 포인트로 최대한 가까이 둔 차량을 저수지 초입의 평평한 주차지역으로 옮깁니다.

이 저수지는 하도 여러 꾼들이 드나들다 보니 포인트 주변에 중국집 광고물이 있어 우리 단체에서도 이곳 광고물에 있는 중국집 한곳에다가 밥이며 안주 등을 시켜 놓고는 음식이 배달되자 소주 한잔부터 먼저 들이키고는 특유의 습관대로 다른 조우들에게 술을 권해 보지만 다들 다른 날과는 달리 술잔을 받는 횟수를 줄입니다.

“와이카노 다들 오늘부터 술 끊기로 했나?”
이구동성의 답변입니다.
“오늘은 아무래도 감이 온다 아이가, 이런 멋진 곳에서 4짜 사냥 못하면 언제 대물 잡아보노?”

모두들 저수지의 전경에 취해 맘속으로 벌써 대물을 잡고들 있는데 제가 아무리 술잔으로 꼬셔본들 시세말로 ‘택도 없다’ 였지요.
모두들 밥숫가락 놓기가 바쁘게 자신의 아지트로 휑하니 달려가 버리고 혼자서 기울이는 술잔이 별 맛이 없어 이왕에 편 낚시대 미끼나 달아 두자는 생각에 자리로 돌아와서 미끼를 끼우고 채비를 투척하는데 오늘따라 왜 이리도 채비 걸림이 잦은지 또다시 서너 대의 낚시대 채비를 뜯기고 다시 채비하여 부력 맞추고 미끼까지 달아두고는 나의 우측에 채비를 차리고는 내 포인트가 더 나은 것 같다며 둑방 위를 어슬렁거리는 경우아우님을 슬슬 꼬드겨 봅니다.
“경우씨 소주한잔 하러가지. 주변이 시꺼러워 오늘도 날 샌 것 같아.”
“오늘은 왠지 감이 오네요, 계속 한번 쪼아 볼라요”
매몰차게 거절하는 아우님의 대답에
‘그래 많이 잡아라. 감잡힐 때 쪼아야 無 대물의 한을 풀지’ 속으로 서운함을 표하면서 “난 가서 소주한잔 더 하고 잘란다.” 하고 일어서려니까, 너 언제 갈거냐 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그라마 내가 왔다 같다 하며 낚시대 다 볼테니 가서 자소” 이럽니다.

혼자서 식어버린 탕수육을 안주삼아 소주 몇 잔을 더 마시고는 달디 단 잠속에서 한 달의 피로를 풀고 아침에 일어나니 경우아우님이 어린아이의 해맑은 얼굴보다 더 밝은 얼굴을 하고서는 나를 반깁니다.
“어제 밤에 첨으로 대물 한 마리 했소.”
“그래 얼마짜린데?”
“안 재 봤는데 4짜는 되지 싶소”
“가 와봐라 한번 재보자”

이날 계측대에 올라선 고기는 아쉽게 4짜는 채 못 되었지만 경우아우님의 낚시인생 최대 기록어 였고 그 한해 조우회에서 지급하는 최대어상을 쓸어간 꾀 듬직한 대물이었습니다.

이날의 조황에 대해서는 내가 평생 몰랐더라면 좋았을 이야기가 하나 생겼습니다.

“행님 자로 가고 나서 둑방 우에서 이리저리 왔다 같다 하며 낚시대를 보고 있는데 세시쭘 되가꼬 갑자기 행님 낚시대중 2칸반대의 찌가 실금 실금 기 올라 오대예, 부리나케 가서 챔질 했더니 그놈이 달려있었다 아임니꺼, 대 지기대예 그 큰놈이 찍소리도 못하고 질질 끌리나오는데 손 맛도 지깁디더.”

이제와서 이야기 인데 “인간아 그런 애기는 안하문 안되나. 그냥 니 대에서 니가 잡은걸로해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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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갈마리
이 일을 우얄꼬....ㅎㅎㅎㅎ
구름
^-^
김종현
아우 ~직이야죠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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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불러도 안오데에~~~ 댓글7 민물찌 04-01 10:07 2777
5 오아시스에서 낚시를. 댓글4 나그네 03-27 21:41 3157
4 이제는 말할수있다 댓글2 붕어세상 03-07 23:27 3085
3 이거 오늘 타작하까???? 댓글18 착한붕어 10-20 11:02 4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