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

위 숫자가 뭐냐구요?
그건요 내가 밤새도록 낚은 붕어 숫자 올시다
내 친구에게 물었어요
"어이 합천부근 장소 좋은 곳 좀 알려 주라"
답이 왔어요
"멱곡지 가라"

그래서 멱곡지로 갔어요
비가 오지 않아서 저수지 중간까지 물이 빠졌어요
앉기 쉬운 자리 찾아 앉았는데
해가지려고 하니까 동네 할배가 나와서 양수기로 물을 퍼는 겁니다
바로 옆에서 양수기 돌아가는 소리가 얼마나 큰지
말도 못하고 그냥 드러 누었지요
밤 12시가 지나니까 양수기 소리도 그치고 그래서 시작했습죠

낚숫대 두대에 쌍낚시에 4마리씩 물고 늘어지는데
조그만 넘이 힘은 또 얼마나 좋은지
새벽 물안개 피어서 찌불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낚았습니다

세어봤어요
179
나도 미쳤지 그 작은 넘을 개기라고
밤을 밝히면서 그 지랄 같은 짓을 했으니까요

요사이도 멱곡지 앞을 지나칠 때면
179 그것 생각납니다
그런데 멱곡지 붕어는 생긴 것이 이상하데요?
꼭 모가지 움추린 흉내를 내고 있어요
거기 가 보신 분 안 그렇던가요?